우리 사회의 장애인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재정적 지원과 소외나 단절되지 않고 작품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갖는 것입니다. 포스코건설은 구족화가들의 작품을 사회에 널리 알리며, 전시와 제품 제작 판매를 통한 수익금으로 구족화가의 재정적 지원을 도모하는 국제적 자립 공동협력체인 세계구족화가협회(AMFPA : Association of Mouth and Foot Painting Artists)의 한국지부 구족회화협회와 협력하여 「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포스코건설은 건설 현장 펜스를 활용하여 작품을 전시하는 「With POSCO Street Gallery」, 더 샵 갤러리와 송도 사옥 로비에서의 릴레이 특별전과 같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작품으로 제작한 상품구매를 통해 국내 유일의 장애인 예술가 단체이나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한국구족회화협회의 재정적 자립을 돕는 동시에 삭막한 도시 환경에 미술을 입혀 따듯한 기업으로 사회에 다가갑니다. 포스코건설이 실현하고자 하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의 선순환이 바로 ‘같이 짓는 가치’입니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영수, 박정, 오순이, 이호식, 임경식, 임인석, 임형재, 황정언 8명의 구족화가들은 세계구족화가협회 한국지부인 한국구족회화협회에 소속된 작가들입니다. 한국구족회화협회는 해마다 협회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구족화가들의 재정적 자립을 돕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에게는 전례 없는 사회적 경기 침체와 심리적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에 대한 긍정과 더불어주변을 격려하고 염려하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포스코건설이 사회적 가치의 선순환을 위해 실현하고자 하는 ‘같이 짓는 미소’의 배려와 나눔 의식을 앞서 실천하고 있는 것은 구족화가들인지도 모릅니다. 구족화가들은 개인이 지니고 있는 가혹한 삶의 드라마 속에서도 오히려 아픔을 겪고 있는 이에게 절망 속에서 빨리 빠져나오기를 응원합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 자신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를, 자신들의 그림을 보고 용기와 희망을 갖길 바라고 있습니다. 장애를 극복함을 넘어서 예술로 승화시킨 그들의 철학과 마음가짐, 그리고 희망찬 메시지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이라는 포스코그룹의 경영이념과도 닮아 있습니다. 서로를 들여다보며 살피고 배려하며 그러한 모습을 캔버스 위에 그려 나가는 것. 함께 더불어 가고자 하는 삶이 오롯이 깃든 그들의 화면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예술이며, 그들의 희망찬 메시지는 정체된 사회에도 작지 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 됩니다.
STREET GALLERY 포스코건설의 건설 현장 펜스에 구족화가의 작품과 작가 소개를 인쇄, 보행자를 대상으로 전시하여 삭막한 공사장 주변 경관을 개선하고 구족화가에게 일반 시민들과 소통의 플랫폼이 되어줍니다.
THE LOBBY GALLERY 포스코건설의 로비가 열린 갤러리로 변신, 「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전시를 개최한다. 구족화가가 따뜻한 마음으로 그려낸 그림은 임직원과 지역 인근 주민들, 로비를 찾는 우리 모두에게 글로벌 위기로 인해 지쳐 있는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줍니다.
THE SHARP GALLERY 「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전시는 송도 포스코건설 로비 전시 종료 후 포스코그룹사 임직원들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람을 위해 서울 도산공원 인근 더 샵 갤러리에서 문화행사와 연계한 릴레이 전시를 개최합니다.
김영수
김영수는 장래가 유망한 건축공학도였다. 신체에 불편함이 찾아온 것은 대학교 2학년 때다. 단순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알았던 것이 그때부터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다. 점점 근육이 말라가는 근육병이었다. 20대였던 당시 김영수는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뛰어가는 뒷모습을 홀로 바라보아야 했던 것이 마음에 남아있다. 작가는 많은 사연을 묻어두고 있을 것 같은 〈도시 이야기〉연작을 그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점차 사라져가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화면 속 집들은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얻은 ‘새로운 팔’로 쌓아 올린 집들이다. 그러한 집과 동네 곳곳에서 발견되는 인기척은 ‘사라져가는 존재’ 라기 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오르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로 보인다. 한계를 마주하면서도 ‘투쟁’하고 세상과 ‘합작’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가 도시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박정
박정은 17세 되던 해 실내수영장에서의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다치기 이전까지 축구 선수였을 정도로 활발했던 그는 심신의 상처와 큰 좌절감을 주변에 쏟아내던 시기도 있었다. 그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자신을 간호하던 누나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입에 연필을 물게 된 이후다. 사고 이후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며 작가에게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인물을 그리기 시작했고 현재 ‘시선’에 대한 작업에 이르렀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작품 앞에 3초만 머물러주면 그것에서 감동을 느낀다고 한다. 작가가 전하는 화면의 눈빛 역시 우리에게 감동으로 돌아온다. 아마도 작가가 하얀 캔버스에 매워온 삶의 의미들이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오순이
오순이가 보여주는 〈내 마음의 풍경〉 연작은 담담하지만 열렬히 살아있는 자연과 그 주변에 함께하는 인간이다. 작품 속 자연은 작가의 삶과도 닮아 있다. 작가는 3세 때 열차에 치여 두 팔을 잃었다. 좌절보단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왔다. 그는 현재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작가가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노력하는 자세와 함께 고난과 시련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채움과 비움, 대비와 변화 같은 동양화의 원리처럼 포기보단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는 자세이다. 이러한 열정은 곧 작가 자신의 모습이며 큰 자연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조화와 함께 여러 모순과 대비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모습들을 찾아 나가는 것이 작가의 작업이자 삶인 것이다.
이호식
이호식의 꿈은 성공한 사업가였다. 1989년 어느 날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다. 결혼식을 24일 앞둔 날이었다. 이곳저곳을 전전하였지만 아무 차도가 없었다. 수년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내와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며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고, 입으로 스틱을 물고 자판을 눌러 복잡한 마음을 일기로 남겼다. 그러던 차에 그림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에 그린 그림은 ‘지구’, 그다음은 상처가 난 ‘발바닥’이었다. 피가 나고 멍이 들 때까지 원 없이 걷고자 했던 세상의 길이 그림에 나타난 것이다. 그곳에는 물소리와 바람과 함께 오솔길, 나무길, 계곡길을 걷는 그가 있고, 그의 곁에는 아내가 있다. 그들이 함께 거닐던 길이 이호식의 그림이 되었다.
임경식
임경식은 19세에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마비가 되었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시간이 반복되었고 새로운 재능이나 관심사를 찾기에는 실의가 컸다. 하지만 변화하는 주변을 바라보며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 싶다는 굳은 의지로 그림을 배웠다. 그의 작업에서 등장하는 금붕어들은 작가 본인에 대한 은유이다. 그의 금붕어는 꿈속에서 어항을 벗어나 하늘을 유영한다. 지난 한 해 작가는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TV 광고 이후 새로운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어떻게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자신의 삶에 감사하는, 그림으로 주체적인 삶을 성취해 나가고 있다.
임인석
임인석은 무려 45년이 넘도록 그림과 창작에 천착해오고 있는 예술가이다. 생후 8개월이 되던 때 경기로 인한 고열이 찾아왔고 처방한 주사로 인해 쇼크가 겹쳐 후천성 지체 뇌성마비를 앓게 되었다. 몸의 불편함을 인지하게 된 이후 어떠한 시간과 감정을 거쳐 그림을 그리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그림이 “생명이 타들어 가는 알 수 없는 열병의 일기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임인석의 그림은 그가 만물에 대하여 진실을 묻고 교감 얻는 ‘기다림’이자 ‘진지한 대화’이다. 또한 편안한 소재와 구도가 특징이다. 주로 사계, 강과 바다, 농촌과 어촌, 강아지와 다람쥐, 논밭의 소 등 친근하고 정감 있는 풍경을 전해주는데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에는 단풍과 안개, 계곡의 물소리를 담았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잔잔한 교감이다.
임형재
임형재는 꽃과 나무를 좋아했다. 대학에서의 전공도 원예학이었고, 목 신경을 다쳐 전신마비의 불편함이 생기던 날도 분재원의 일을 마친 후였다. 신체적인 고통과 자신에 대한 한탄이 찾아왔던 때 그를 다잡은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기쁨이 남아있지 않니” 90년대 중반 구족회화협회를 접하게 되었고 그는 어머니께 서예 붓을 입에 물려달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시시각각 변하는 수목의 상태와 그것들의 생명력을 관찰해 그린다. 살아 있는 뿌리부터 기운생동한 나무를 그리는데 묘사력까지 뛰어나다. 이번 작품들은 그의 아버지가 15년 동안 운영한 수목원이 주제이다. 그렇기에 그의 풍경 속에는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다.
황정언
황정언은 교통사고로 29세에 전신마비가 되었다.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더이상 몸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힘들었다. 당시 2-3년이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군대 한 번 더 간 셈 치자’고 생각할 정도로 긍정적이었던 그는, 그림을 시작하며 더 큰 행복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주로 유화로 꽃을 그리는데 화면에 꽃송이를 배치하고 꽃송이 곳곳에 빛과 어둠을 넣어 차곡차곡 생기를 쌓아낸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는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일신의 불편함이나 아픔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제가 그림을 그릴 때 행복했던 기분을 보는 사람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그림이라는 원동력으로 자신의 삶에 빛을 쌓고 긍정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